원한
억울하고 원통한 일을 당하여 응어리진 마음
‘원한’은 웨라(vera)의 번역인데 그 뜻은 남을 미워하는 모진 마음으로 ‘증오, 원한, 복수, 적개심, 적대적 행위’를 말한다.
살면서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겪지 않은 사람은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들은 모두 잊지 못할 한이 있다.
그러나 쌓인 원한을 겉으로 표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다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나고 나서 '수십년전에 네가 한 일에 용서를 구해라' 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다. 가해자는 기억도 잘 나지 않을 것이다. 피해자도 긴 시간동안 원한으로 인해 고통 받았기에 이제와서 사과를 받는다고 해봤자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쩌면 원한은 '고통' 때문에 생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통이 없다면 원한은 생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고통 때문에 원한이 생기는 것이다. 마음 속 깊이 새겨진 고통으로인해 그것이 자신을 위축되게 하고, 두렵게하고, 굴욕적인 기분이 들게 만든다. 자신의 마음인데, 자신의 뜻대로 조종할 수가 없다. 마치 내 자신이 다른이에게 조종받는 기분도 들 수 있다. 바르고 똑바른 운명의 길을 걷고 싶은데 누군가 꺾어둔것 같고 장애물들을 잔뜩 뿌려두고 저주를 퍼부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원한이 생기게 된다.
복수를 하면 나아질까?
드라마나 영화같은 경우, 원한이 생긴 주인공은 통쾌한 복수를 거행하고는 한다. 복수의 이유는 다양하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의 원수이기 때문에, 가족을 죽인 원수이기 때문에, 누명을 씌웠기 때문에, 자신의 가문을 파괴했기 때문에 등등. 주인공들은 아주 심혈을 기울여서 복수를 준비한다. 그 과정은 녹록치 않아서 아슬아슬한 경우도 많다. 그러나 주인공들은 결국에는 자신의 원수를 처치해내고 만다. 복수를 끝마친 주인공은 마음이 풀릴 수도 있고, 허망함을 느낄 수도 있다. 또 복수의 힘든점은 악당이 주인공을 파괴시키는 것은 한순간이나 주인공이 복수를 하는데에는 몇년, 혹은 십여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대칭성은 주인공이 과연 복수를 하느라 그만한 시간을 낭비하는게 좋은것인가 하는 의문도 들게 한다. 복수를 준비하면서 희생한 날들이 용서를 하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날보다 값진 것일 수 있을까? 또한 복수를 한 자들 중에는 복수 후에 가해자의 별볼일 없는 모습을 보면서 허망해하고는 한다. 이런 한 사람 때문에 나 자신이 그렇게 괴로워했던것일까. 이런 한 사람이 뭐길래. 이런 별볼일 없는 한 사람때문에?
용서
용서의 과정은 쉽지 않다.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원한은 시도때도 없이 마음을 괴롭히고, 가야할 길의 장애물이 된다. 이 원한은 어떨때에는 원한과 관계없는 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쳐서 관계를 파탄내기도 한다. 상처가 우리를 웅크리게 하고, 타인을 배척하고 믿지 못하게 만든다. 원한을 가지게 된 본인은 이런 불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원한이라는 감정이란것을 왜 스스로 떨쳐내지 못할까 생각하면서 자기비하에 빠지기도 한다. 그냥 없었던 일로 하면 될텐데, 혹은 지워버리고 마음이 편해지면 될텐데... 하면서 원한에서 벗어나고싶을것이다. 혹은 복수를 하거나. 그러나 복수는 대부분의 사람들로서는 성취하기 힘든 일이고 대신 사람들이 하는것은 떠안고 살거나, 잊거나, 혹은 용서일것이다.
이때 용서는 그냥 마음속으로 스스로 '용서하겠어' 라고 속삭인다고 용서가 되는것이 아니다. 가해자가 용서를 구한다면 좀 더 쉽겠지만, 보통은 용서를 빌지도 않는다. 그래서 용서는 보통 피해자가 혼자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정말로 쉽지 않다.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가해자가 용서를 빌 가능성이 없음을 알고, 그냥 없었던 일로 하지못한다면, 치유의 과정으로서 용서를 할 필요성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때의 용서는 가해자와의 관계를 좋게 하는것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내 마음이 원한의 감정에서부터 자유로워지는것이 목표이다. 용서를 하지 못해서 마음에 무거운 짐을 평생 지고 살 수가 없으니까.
치유
원한은 아픈 감정이다. 원한이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것인가, 아니면 고통이 원한을 만드는것인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원한을 없애는데는 '망각'도 한몫한다. 원한은 상대에 대한 분노, 상처 등으로 만들어지는데 이것들에 대한 고통이 사라지면 원한도 점점 무뎌진다. 원한이 어느정도 사라지면, 무엇이 합리적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용서를 할 시기가 되는것이다. 그리고 용서가 되면 치유가 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앞으로 올 또 다른 상처와 또 다른 원한관계에서 담담하게 맞설수 있는 힘이 생긴다. 고통은 사람을 성숙하게 하는데 고통을 준 사람을 용서하면 더더욱 성숙하게 된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넓어진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일'만 생각하면 화가 난다면, 화를 가라앉혀보기를 바란다. 불같은 화를 다스리는 일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성숙하기 위해 화를 직면하고 화를 다스려서 어른이 되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마구 장난을 치는 아이같은 사람들을 봐도 어른처럼 분노가 치밀지 않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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